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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부터 망종 절기다. 지역별로 다양한 망종 풍속이 있는데 모두 농사의 한 해 운을 보거나 풍년이 들기를 희망했다.

 

세시 속담에 ‘보리는 망종 전에 베라’는 말은 이때 보리를 베어야 논에 모도 심고 밭갈이도 할 수 있다는 뜻이며, 또 이 시기가 지나면 무르익은 보리가 바람에 쓰러지는 일이 많아 최소한 이때까지는 보리베기를 마쳐야 한다는 뜻이다.

 

과거 경상도에서 보리를 많이 심었는데 ‘발등에 오줌 싼다’고 할 정도로 1년 중 이 시기가 가장 바빴다. 본초에는 보리는 달고 평하며 비장과 위장으로 들어가고 젖을 잘 나오게 하며 뱃속에 소화되지 않은 물질이 쌓이는 것을 예방하고 구토나 설사, 유방에 통증이 생기는 것을 방지해 준다.

 

경남 남해에 사는 필자의 제자인 김부영은 매년 바닷바람을 머금은 야생화와 약초를 채취해 엑기스(진액)를 만든다. 그중에서 특히 구절초가 지금은 좋다. 약선에서는 음식을 증세에 따라 선택할 때 음양을 항상 먼저 생각한다. 밖은 양이요, 안은 음이며 급성병은 대개 밖으로 증세가 드러난다. 예를 들자면 오한, 발열, 두통, 관절통 등 맹렬한 통증을 동반하고 온다. 그 반면에 만성병은 대체로 안쪽에 숨어 있는 증세이므로 병세도 급격하지 않고 치료 또한 쉽지 않다. 보통 밖으로 드러나는 병세를 치료하는 방법은 땀을 내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이것은 즉 발한 해열제에 의해 병의 독을 살갗과 호흡기를 통해 몸 밖으로 발산시켜 준다.

 

이와는 반대로 안에 있는 증세의 치료법은 아래로 내려 주는 것이다. 이뇨제나 대변이 잘 나오게 하는 재료를 써서 병의 근원을 대변과 소변을 통해 몸 밖으로 배설시켜 준다. 그러므로 땀을 내는 재료는 담백한 향기가 나고 그 기운이 위로 올라가서 흩어져 버리는 성질을 가진 양성재료이며 아래로 내리는 재료는 쌉쓰름한 음성재료이다. 그러므로 겉으로 드러나는 증세와 안에 숨어 있는 증세를 음과 양으로 갈라서 치료를 한다.

 

 

 

 

약선요리 구기자 엑기스차

 

▲효능- 갑작스런 더위로 비위가 냉해져서 혈액이 잘 돌지 않아 수족 냉증으로 손발이 저리고 통풍이 오는 것을 방지하며 여름 감기를 예방해 준다.

 

▲재료- 구절초꽃 1kg, 흑설탕 800g을 발효 숙성시킨 액기스 20g.

 

▲만드는 법- 구절초를 흐르는 물에 씻어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말린 후 꽃과 설탕을 넣고 3개월 후 엑기스만 건져 1년 이상 숙성시킨다.

 

출처 : 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장

 

 

 

 

 

 

구절초꽃

 

줄기: 여러해살이로 뿌리줄기(根莖)가 지표면 가까이에서 길게 뻗으며, 자그마한 무리를 이룬다. 줄기 아랫부분은 목질화 된다.

잎: 어긋나며(互生), 날개모양(羽狀)으로 갈라지고, 측열편(側裂片)은 산구절초에 비해 얕게 갈라지는 편이다. 줄기 아랫부분의 잎은 약간 가죽질(革質)이며, 잎자루의 길이가 14cm에 이르고 광택이 약간 있다.

꽃: 9~11월에 백색 또는 연한 홍색으로 피고, 줄기와 가지 끝에서 두화(頭花)가 1개씩 달린다. 통상화(筒狀花)는 황색이며, 설상화(舌狀花)는 일렬로 배열된다. 두화(頭花)의 크기가 산구절초에 비해 크다.

열매: 아주 작은 여윈열매(瘦果)다.

서식처: 산지 밝은 숲속, 돌출 암각지(岩殼地), 초원, 양지~반음지, 약건(弱乾)~적습(適濕)
수평분포: 전국 분포
수직분포: 산지대 이하
식생지리: 난온대~냉온대(대륙성), 만주, 중국(북부), 일본(큐슈(九州)) 등
식생형: 산지 삼림식생(이차림), 산지 암각지 초원식생
종보존등급: [Ⅳ] 일반감시대상종

 

구절초는 우리나라 가을 꽃을 대표한다. 소박하고, 토속적이고, 정감이 넘치는 백의(白衣) 꽃이다. 구절초는 국화과 고유종이고, 산구절초(Dendranthema zawadskii)의 변종으로 분류된다. 산구절초에 비해 식물체가 크다. 키도 크고, 잎도 크며, 꽃도 크다. 그런 까닭인지, 산구절초에 비해 서식환경조건이 덜 험악한 곳에 산다.

 

산구절초는 건조하고 추운 고위도지역이나 높은 산악지역, 심지어 아고산대(subalpine zone)에도 분포한다. 하지만 구절초는 그런 한랭한 곳에서 살지 않는다. 주로 해발이 낮은 마을 주변 산지에 산다. 드물게는 한반도 남쪽 끝 난온대 구릉지에서도 관찰된다. 저위도 저해발 산지에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이차림(『한국 식물사회 생태도감』 I. 우포늪의 식물군락 참조)에서 드물지 않게 보이는 이유다.

 

구절초는 생활 속의 야생 국화로 민족식물종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고려 말 목은(牧隱) 선생의 시 「한적한 거처(幽居三首)」에 등장하는 중양절(重陽節)의 들국화는 구절초다. 우리 영혼에 잇닿아 있는 가을의 꽃 구절초는 코스모스, 노랑코스모스, 큰금계국 따위처럼 뜻 모를 외래종들에게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구절초란 이름은 한자명(九折草,) 九節草)을 읽은 것으로 음력 9월 9일 중양(重陽)의 날(節)에 채취(折)하면 약(藥)으로 유용하다는 것에서 유래한다. 이 때쯤이면 구절초 꽃이 만발한다.

동양의 음양설(陰陽說)에서 중양(重陽)은 홀수 구(九)가 겹친 날로 중구(重九)라고도 하며, 양(陽)이 겹친 날에 집안에 틀어박혀 있을 수 없는 양기(陽氣)가 뻗친 날이다. 겨울로 접어들기 전, 햇볕을 흠뻑 쬐어야 하는 날이다. 들판으로 나가서, 남자들은 시를 짓고, 부인네들은 국화전을 만들어서 함께 먹고 즐겼다. 통일신라 사람들은 이날에 맞추어 안압지(雁鴨池)에서 연례 향연을 가졌다. 약으로서 음료로서 국화 차(茶)도 함께 곁들였을 것이라 상상해 본다.

 

안압지에서 발굴된 바리때를 닮은 토기묵서완(土器墨書碗)에 마셨을 찻잎이 무엇인지 무척 궁금해진다. 우리 문화 속에 엄연히 존재했던 ‘가을의 풍류(風流)’였던 것이다. 1년 농사를 추수하고 마무리하는 음력 9월 9일 중양절은 구절초의 날이었다. 국화전과 화채로 조상께 차례를 올렸다는 사실도 전한다. 중양절의 세속은 이제 단풍놀이로 바뀌어버렸다. 계절을 잃어버린 도시 문화이기에 중양절의 세속은 아련하게 사라지고 만 것이다.

 

선사시대부터 구절초를 포함하는 다양한 들국화 종류는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에게 생활 속의 들꽃이었다. 들국화 문화가 자생적인 기원일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중국에 그런 문화가 존재했다면, 한반도적 자연환경조건이 있는 황해를 중심으로 하는 중국 동부의 일부지역에서만 유래했을 것이 분명하다. 구절초의 분포중심지는 환경조건이 한반도와 비슷한 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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